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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 못지않게 K컬처 전파에 각오를 단단히 다진 이들이 있다. CJ제일제당의 한식 셰프 육성 프로젝트 ‘퀴진케이(Cuisine.K)’의 영셰프팀 ‘Team Cuisine.K’다.
‘Team Cuisine.K’는 오는 25일 열리는 파리올림픽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행사에서 귀빈들을 대상으로 한식 만찬을 선보인다. 프랑스 현지 제철 식재료와 한국 전통 발효 음식을 주제로 메뉴 개발에 공을 들였다.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강남구 퀴진케이 매장에서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만찬 메뉴를 미리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셰프들은 전원이 90년대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젊은 감각을 담아낼 예정이다. CJ뉴스룸이 파리 현지에서 K푸드 대표로 활약할 Team Cuisine.K의 각오를 들었다.
Team Cuisine.k 셰프들이 서울 강남구 퀴진케이 레스토랑에서 파리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신용준, 백경록, 권영욱, 김하은(소믈리에), 배요환, 이경원 셰프.
‘Team Cuisine.K’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먼저 ‘퀴진케이(Cuisine.K)’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퀴진케이는 CJ제일제당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식 셰프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맞아 퀴진케이에 참여했던 셰프와 소믈리에들이 모여 ‘Team Cuisine.K’를 꾸리게 됐습니다.
저희 Team Cuisine.K는 파리올림픽 한국 문화 홍보관인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서 한식 만찬의 메뉴 기획과 운영을 담당합니다. 세계 무대에서 K푸드의 매력을 알릴 너무 좋은 기회죠. 프랑스 현지 제철 식재료와 한국 전통 발효 음식을 주제로 한 퓨전 한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K컬처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코리아하우스’는 역대 올림픽 최대 규모로 운영돼요. 저희가 준비한 한식 만찬은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한식진흥원, 대한체육회 등 정부 기관과 긴밀하게 협업한, 민관 협업의 국가 대표 행사이기도 합니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축제인 파리올림픽에서 한 차원 높은 K푸드 미식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기대가 큽니다.
Team Cuisine.K엔 어떤 분들이 함께하시나요?
Team Cuisine.K는 그동안 CJ제일제당 퀴진케이 프로젝트의 팝업 레스토랑이나 ‘K-Stage’ 등 다양한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셰프 중 실력 있는 셰프들로 구성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메뉴 전반 총괄을 맡은 신용준 셰프는 한식을 새롭게 표현한 모더니즘 코리안 요리를 하고 있어요. 미쉐린가이드 서울 2025에 오른 한식당 ‘주052’의 오너셰프입니다. 신 셰프는 평소에도 한식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며, 전통 한식에 현대적인 조리법을 더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어요. 각 지역 1차 생산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요리하는 게 철칙입니다.
이경원 셰프는 신 셰프와 함께 ‘주052’를 이끌고 있습니다. 행사 전반에 필요한 오퍼레이션 체크는 물론 팀 내외부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엄마 같은 팀원입니다.
권영욱 셰프는 퀴진케이 영셰프 팀장입니다. 미쉐린 레스토랑 ‘모수’에서 근무했어요. 영국, 스위스 등 해외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해 파리 현지 시뮬레이션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백경록 셰프는 미쉐린 레스토랑 ‘에빗(Evett)’에서 근무하며 파인다이닝 경험을 이번 만찬 메뉴 개발에 녹여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항상 놀라움을 주는 요리사입니다.
배요환 셰프는 모던코리안 요리 경험을 메뉴 개발에 녹여 다이닝의 경험을 한층 올려주었습니다. 퀴진케이 레스토랑 ‘두리(DOORI)’를 운영하며 예약 플랫폼 평점을 5.0으로 만든 주인공입니다.
김하은 소믈리에는 이번 행사의 음료와 디저트를 담당했습니다. 전통주 소믈리에로서 전반적인 메뉴 스토리텔링을 진행하며, 한식 전달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행사 만찬은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되나요?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관계자를 비롯한 국내외 귀빈과 미디어 등 150여 명이 참석하는 행사입니다. Team Cuisine.K는 에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저트, 음료까지 총 18종으로 구성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당일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충분히 즐기실 수 있도록 다채롭고 넉넉하게 마련했습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해 음식과 문화를 선보이는 만큼 저희 영셰프들 모두 사명감으로 만찬을 준비했어요.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 하우스 개관식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한식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릴 수 있다니 정말 기대가 큽니다. 이번 만찬이 한식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메뉴를 개발하고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번 파리 올림픽의 슬로건이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라고 해요. 이번 만찬 메뉴에도 ‘혁신’ ‘지속 가능성’ ‘포용성’ 등 가치를 담았습니다.
먼저 전통 한식의 틀에서 벗어나 한식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려 했어요. 현대적인 한국의 맛과 식문화에 프렌치 요리 터치를 얹은 다양한 메뉴를 선보여 한식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담고자 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만찬은 150명 이상의 많은 분들께 제공하는 대규모 케이터링 행사라 고려할 점이 많았어요. 특히 대량으로 조리하면서도 파인다이닝과 같은 높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메뉴를 선정해야 했습니다.
만찬 메뉴 중 주력으로 삼은 메뉴는요?
아래 네 가지 요리가 저희의 주력 메뉴이고, 매번 품평 때마다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먼저 French 잡채는 한반도 전통 요리인 강원도 원산의 해산물 잡채에 French 향을 넣어 마무리한 요리입니다. 감칠맛과 짠맛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재료인 한국의 ‘장’에 프랑스 제철 식재료와 프렌치의 섬세한 허브로 맛과 향을 더했습니다.
bibigo 떡갈비 꼬치는 비비고 떡갈비를 부르기뇽 형식으로 조리하고 콩피 된 감자를 더한 꼬치 요리입니다. 한국의 전통 잔칫상에 오르는 떡갈비를 프랑스식으로 조리한 거죠. 떡갈비의 쫀득함과 촉촉함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요. 감자와 함께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박대 타코는 파리 마레지구 유명 한식당인 ‘순 그릴’의 생선구이를 재해석한 생선 타코예요. 먹물로 만든 타코 쉘에 반건조 생선을 부드럽게 갈아서 만든 브랑다드와 고춧잎을 얹고 들기름 아이올리 소스를 더했습니다.
먹물로 만든 타코에 디테일한 레이어를 쌓아 고급스러움을 표현했고, 한국 반건조 생선구이 특유의 맛, 고춧잎의 향, 들기름과 마늘 맛을 더했어요. 바삭한 하드쉘과 반건조 생선찜을 함께 먹는 느낌이 절로 드는 메뉴입니다.
버섯 장아찌 타르트는 프랑스의 고급 식재료인 모렐 버섯으로 만든 장아찌에 트러플 페이스트와 두부 스프레드를 곁들여 한국과 프랑스의 현지 느낌을 동시에 살린 퓨전 타르트입니다. 한국의 식문화인 ‘반찬’에서 영감을 받아 한입 크기로 만들었는데요.
구운 연근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두부에 쓰이는 콩물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와 모렐버섯 장아찌를 올렸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식재료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셈이죠.
지난 6~7월 국내 고객들에게 메뉴를 먼저 선보였다고요. 반응은 어땠나요?
파리의 분위기를 서울에서 먼저 즐기실 수 있도록 지난달 21일부터 약 열흘간 퀴진케이 레스토랑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했어요. 올림픽 만찬 메뉴를 파인다이닝스럽게 재해석해 13가지 상차림으로 선보였습니다.
팝업의 모든 좌석이 조기 예약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느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평소 익숙하게 접하던 한식에 프렌치 킥을 더한 특별한 메뉴들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식을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등 진심을 가득 담은 칭찬을 해주셨어요. 애정 어린 응원의 말씀 덕분에 이번 파리올림픽에 자신감을 꽉 채워 갑니다.
이번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행사엔 한국 음식을 처음 경험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해외에서 진행되는 한식 케이터링인 만큼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프렌치의 매력을 더해 화합의 장인 올림픽 행사의 의미를 부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식의 조리법과 프랑스 현지 식자재를 조화롭게 활용했어요.
특히 저희가 준비하는 한식 만찬이 너무 익숙한 한식으로만 비치지 않도록 메뉴를 개발할 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메뉴별로 프렌치의 느낌을 조금씩 넣어 저희만의 스타일을 만들었고 식자재 또한 프랑스 현지 환경에 최대한 맞췄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는 김치 없이 못 사는 나라입니다. ‘김치’라는 테마를 파리 제철 식재료로 구현했어요. 토마토와 바질, 프랑스의 치즈 중 가장 자랑거리인 프로마쥬 블랑을 소스로 활용해 신선하고 맛있게 매콤달달한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해 드린 ‘French 잡채’는 저희의 고민을 가장 많이 담은 메뉴예요. 한국 전통 요리인 강원도 원산의 해산물 잡채에 프렌치의 섬세한 허브를 활용했죠. 새롭게 해석한 한식을 차별화시켜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주류나 음료 메뉴도 궁금합니다.
논알코올 칵테일 타입으로 ‘IdH’와 ‘솔라봉’ 두 가지 음료를 준비했어요.
‘IdH’라는 이름은 외국인들에게 ‘배’라는 글자가 ‘Idh’로 보인다는 밈에서 따왔습니다. 배를 메인 재료로 활용했고, 한국의 허브인 방아잎을 사용해 한국적인 맛과 비비고 대표 컬러인 그린을 담았습니다. 시원하고 산뜻한 방아잎과 배의 맛이 매력적인 음료예요.
‘솔라봉’은 한식진흥원의 대표 컬러인 오렌지색을 담아냈습니다. 솔잎 발효액과 한라봉을 베이스로 만들어 솔잎의 산뜻함과 한라봉의 상큼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음료입니다.
메뉴를 개발하고 만찬 행사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으셨나요?
한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의 땅에서 나는 한국의 식재료라고 생각해요. 이번 개관식은 파리 현지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다 보니 전통 장류, 조미료, 제철 식재료 등 한국 식재료를 현지에서 수급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온전한 한식의 맛을 파리에서 선보이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식재료를 현지와 더블 체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