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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진케이(Cuisine.K)는 한식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차세대 K-Food 영셰프를 발굴하는 CJ제일제당의 프로젝트다. Master Class, 국내 다이닝 인턴십 등 유망 인재 육성에 집중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공간 및 마케팅을 지원해 오너 셰프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직접 메뉴를 기획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레스토랑 운영의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막의 느낌을 한껏 낸 윤주당X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입구
서울 강남 고층 빌딩 사이 따뜻한 주막 분위기를 풍기는 특별한 팝업이 한창이다. 전통주와 한식이 어우러지는 다이닝,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 CJ제일제당의 한식 영셰프 육성 플랫폼 퀴진케이가 전통주 다이닝 ‘윤주당’의 윤나라 셰프와 함께 스폐셜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족자와 작은 항아리, 도자기 잔 등으로 꾸며진 내부 전경
퀴진케이 알럼나이 3인, 이경원 셰프와 박예진 셰프 그리고 김하은 소믈리에가 ‘주막’이라는 공간의 온기를 한식 안에 녹여내는 곳. 취향에 맞는 전통주를 알아가고, 5가지 코스를 통해 한식의 다층적인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전통주 페어링이 선보일 새로운 한식의 얼굴을 기대하며 퀴진케이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헤드셋을 이용해 실제로 녹음된 ‘햇반 막걸리’의 발효음을 들어볼 수 있다
“주모~ 여기 막걸리 하나요!”
은근한 누룩 향이 먼저 반겼다. 창호지로 둘러싸인 벽면, 누룩과 작은 항아리들이 놓인 선반 그리고 한쪽에 자리한 ‘햇반 막걸리’가 시선을 끌었다. 팝업 오픈 날 셰프들이 함께 만든 술이라는데, 뽀글뽀글 올라오는 발효음이 공간을 채우는 듯했다.

술을 마실 때의 페이스, 안주 스타일, 즐기는 시간대 등 4가지 질문에 답하면 나에게 맞는 전통주를 결과로 받는다
주모로 변신한 셰프들이 이번 팝업을 위해 직접 빚은 국화주를 웰컴드링크로 마시며, QR코드로 전통주 유형테스트를 진행하니 취향에 맞는 전통주 페어링 코스가 정해졌다. 흥이 넘치는 사람을 위한 스파클링 코스, 가을 감성에 맞는 잔잔한 코스 등 총 4개 코스 중 내게 맞는 코스는 바로 <고생했어 오늘도>. 달콤한 오미의 맛으로 시작해 담백한 탁주로 마무리되는 코스였다.

(왼)잣가루로 감칠맛을 더한 전복 잡채와 (오)4가지 해산물로 만든 모둠 전
주방 쪽에서 들려오는 지글지글한 소리에 시선이 갔다. 가장 먼저 등장한 전복 잡채는 부드러운 전복 사이에 채소가 살아 있었다. 파프리카와 청피망의 식감으로 리듬을 주는 요리였다. 여기에 곁들여진 ‘오미로제 연’은 탄산과 은은한 산미가 돌아, 음식의 결을 정리하듯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하얀 쌀과 백련잎으로 빚어낸 은은항 풍미의 탁주 ‘백련 미스티’
모둠 전이 테이블에 오르자, 주막의 콘셉트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대하, 매생이, 굴, 민어 — 네 가지 전이 한 접시에 담겼다. 각기 다른 재료의 향이 씨앗젓갈과 청양고추로 만든 다대기와 겹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탁주 ‘백련 미스티’로 한 번 더 잔이 채워졌는데, 연잎 향이 도는 부드러운 술이 전의 고소함을 감쌌다.

메뉴명과 재료, 조리법에서 통영의 느낌이 물씬나는 너물 국수
세 번째 코스는 통영의 나물비빔밥에서 영감은 받은 너물 국수. “통영에서는 나물을 ‘너물’이라고 하는데요.” 이경원 셰프가 웃으며 설명했다. “밥은 국수로 변형해 보았고, 해산물로 양념한 너물과 즐겨주시면 됩니다.” 국수 위엔 7가지 제철 나물이 소담히 올려져 있었다. 조개와 홍합의 맛이 스며 있었고, 한입 떠먹자 담백한 짠맛 뒤로 달큰한 감칠맛이 이어졌다.

추석을 앞두고 준비한 윷놀이 이벤트는 5가지 코스에 생동감을 더했다
잠시 숨을 돌리는 타이밍에 또 다른 전통주를 맛볼 수 있는 작은 윷놀이 이벤트가 열렸다. 고심해 고른 작은 윷에 적혀있던 ‘가무치.’ 오크통 숙성 증류주로 도수가 높아 강렬하면서도 쌀의 여운이 남는 술이었다.
김하은 소믈리에가 작은 도자기 잔들을 테이블에 놓았다. “제가 직접 만든 잔들인데요. 맘에 드는 걸로 하나씩 골라주세요.” 페어링 구성부터 잔 하나까지, 이번 팝업을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했는지 느껴졌다. 이어 등장한 LA 갈비찜 반상은 오늘 코스의 클라이맥스였다. 굽지 않고 쪄서 부드러운 갈비 위로 윤기가 돌고, 곤드레밥과 표고버섯이 들어간 맑은 탕국이 함께 놓였다. 단호박 향이 나는 술, 윤주당 대표 크래프트 막걸리 ‘남산의 밤’이 잔을 채웠다.

(왼)LA 갈비찜 반상과 (오)송편 튀김
코스를 마무리한 송편 튀김. 가을 제철인 무화과 조림이 송편 속을 채우고, 그 아래엔 대두콩이 고소하게 깔려 있었다. 함께 곁들여진 건 술지게미로 만든 크림소스. “크림소스와 지게미의 산미는 두부의 고소함이 잡아주도록 했습니다” 이경원 셰프의 설명처럼, 입안에서는 부드러움과 산미가 번갈아 퍼졌다. 전통의 형식을 빌렸지만, 맛은 분명 새로웠다.

윤주당X퀴진케이 팝업 레스토랑 포스터
전통을 단순히 ‘보존’이 아닌 새롭게 풀어낸 한 끼. 식탁 위에서 느낀 건 익숙한 한식도 충분히 새로워질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코스 하나하나에서 영셰프들이 고민하고 실험한 흔적이 그대로 느껴졌다. 재료와 조리법, 술과 음식의 조합까지, 그 모든 고민이 눈앞에서 맛으로 완성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경험이었다.
